누구나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찬란하게 날이 밝아오는 광경을 바라보며, 뭉클함과 새로운 생명의 기운이 싹트는 감격을 느껴본 일이 있을 것이다. 어떤 역경이 있더라도 그 생동감을 겪고 나면 다시 활기차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을 안게 된다. 이러한 감격을 캔버스에 담아내는 작가 사석원의 전시가 3년 만에 부산에서 열린다. 작가는 캔버스 위 물성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농후한 표현력을 자랑한다.
<광야의 당나귀 8>
2021 캔버스에 유채 100×100cm
두꺼운 물감과 거친 붓질의 궤적들이 캔버스를 장악하고 지극히 감성적이고도 주관적인 형태감이 시선을 앗아간다. 작업은 추상적이면서 동시에 구상적인 요소들을 포함하여 다양한 기호와 서사를 담아낸다. 관람객은 추상적 감성으로 작가의 작업을 직감하면서도 내재된 풍부한 서사들과 결합된 기호들의 특별한 관계 맺음을 읽게 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가 표현해낸 ‘광야’는 더없이 펼쳐진 3차원의 공간이라기보다 오히려 우리의 거친 삶이나 인생의 무게를 은유한 추상 공간에 가깝다. 해서 작가의 기호들은 묘사되는 것이 아니라 표현된 것이다. 붓질에 매개된 물감의 상태이자 칠하고 때리고 뿌리는 태도가 광야다.
<새벽토끼>
2020 캔버스에 유채 130.3×162.2cm
작가가 천착해온 동물들 역시 이번 작업에서 어김없이 등장하는데, 예전 기세등등하던 그들의 품세는 사라지고 관람객들과 거리감을 둔 채 광야와 관계 맺으며 풍경으로 등장한다. 거칠고 고단한 공간인 광야에 새벽닭의 홰치는 소리와 꽃들의 자태를 배경으로 조그만 당나귀가 등장하며 희망의 기호를 선사하는 식이다. “결기 있게 미래와 맞서 있는 그것들이 나의 분신이다”라는 작가의 말에서 엿볼 수 있듯, 작품은 한 작가의 성찰을 담아낸다. 그림과 함께 스스로를 광야에 던져볼 수 있는 기회는 5월 30일까지.
<광야의 당나귀 9>
2020 캔버스에 유채 167.5×135.5cm
· 문의 가나부산 051-744-6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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